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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후기/책 리뷰

[서평]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by 하얀색흑곰 2021. 9. 12.

 

책소개

방송에서 자주 보이던 작가가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항암치료를 받았고, 이제는 괜찮아졌다며 나온 걸 본 기억이 난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책 <살고 싶다는 농담>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읽어보고 싶던 차에 밀리의 서재에서 발견하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작가답게 냉소적인 문체로 담담하게 암 투병기에 대해서 풀어나간다.

하지만 이번 책은 그전에 읽었던 <버티는 삶에 관하여> 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여전히 냉소적이지만 조금은 따뜻한 사람이 된 느낌이다. 

 

밑줄 그은 문장

 

p.13
"우리의 삶은 남들만큼 비범하고 남들의 삶은 우리만큼 초라하다.

책 초반부터 공감하며 읽었 던 문장. 우리의 삶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고 대부분 나와 비슷하게 살아간다.

 

P.45
"여러분의 고통에 관해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건 기만이다. 고통이란 계량화되지 않고 비교할 수 없으며 천 명에게 천 가지의 천장과 바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죽지 못해 관성과 비탄으로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이다.
만약 당신이 살기로 결정한다면, 천장과 바닥 사이의 삶을 감당하고 살아내기로 결정한다면, 더 이상 천장에 맺힌 피해의식과 바닥에 깔린 현실이 전과 같은 무게로 당신을 짓누르거나 얼굴을 짓이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적어도 전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그 밤은 여지껏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을 그 밤은 결코 집어삼킬 수 없다. 이건 나와 여러분 사이의 약속이다. 그러니까, 살아라."

책에 "살아라"라는 단어가 유독 많이 나온다. 이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p.106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정한 거리감이라는게 필요하다. 누군가에게는 열 보가 필요하고 누군가에게는 반보가 필요하다. 그보다 더하거나 덜하면 둘 사이를 잇고 있는 다리가 붕괴된다. 인간관계란 그 거리감을 셈하는 일이다.

 

p.261
"과거는 변수일뿐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저주 같은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삶을 결정짓는 것도 아니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 불행을 다스린다면, 그리고 그걸 가능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이 얼마든지 불행을 동기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 보다 단단하고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 희망이 없다, 운이 없다, 는 식의 말로 희망과 운을 하루하루 점치지 말라. 희망은 불행에 대한 반사작용과 같은 것이다. 불행이 있다면, 거기 반드시 희망도 함께 있다. 부디 나보다 훨씬 따뜻하고 성숙한 방식으로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며 함께 내일을 모색해나갈 수 있는 어른이 되길. 그리고 행복하길

이런 문장들을 보며, 이전과는 작가가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다. 따뜻해진 작가의 글이 훨씬 마음에 든다.

 

짧은 내 생각

 

이전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와는 맞지 않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당시 작가의 글은 너무 이성적이었고, 너무 비판적이었다. 워낙 글을 잘 쓰는 작가이기에 어렵지 않게 읽었었던 기억이지만 가슴에 와닿는 내용들은 없었다. 

그리고 방송에 나오는 작가의 차가운 말투와 무표정한 얼굴, 지나치게 솔직한 언어들이 조금은 불편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책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많이 따뜻한 사람이 되었고,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책을 한 챕터 한 챕터 읽어 나갈수록 작가에게 공감하게 되고 또 위로받고 있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고 다시 한번 힘든 투병기간을 겪은 작가가 이제는 행복한 일만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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