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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후기/책 리뷰

[서평]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by 하얀색흑곰 2021. 9. 15.

책 소개

 

<망원동 브라더스>라는 책으로 인기를 끌었던 작가라고 한다. 나는 그 소설은 읽지 않았기에 작가의 소설은 이 <불편한 편의점>이 처음이었다.

소설은 70대 여성이 지갑을 잃어버리면서 시작한다. 그 지갑을 우연히 서울역에서 노숙하는 노숙자가 주웠고 돌려주기로 약속을 한다.

지갑을 주운 것을 알게 된 다른 노숙인들이 그 지갑을 뺏어가기 위해 구타를 하지만 끝까지 지켜내고 결국은 돌려주게 된다.

노숙자라는 신분이지만 사례금도 받지 않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구타를 당하면서까지 지갑을 지켜내는 것을 본 여성은 그 노숙자를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데려온다.

처음엔 폐기된 도시락만 줄 생각이었지만 점차 그 노숙자의 사람됨에 끌리고 상황도 맞아 야간 알바로 고용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취업준비 중이던 다른 아르바이트생의 장점을 발견하여 취업을 도와주기도 하고, 밤마다 와서 혼술을 하는 가장의 마음을 위로를 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편의점을 노리는 여사장의 아들이 고용한 흥신소를 통해 주인공의 과거가 밝혀지는 과정도 흥미롭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더욱 공감이 되었던 소설이다.

 

밑줄 그은 문장

"장사는 내가 좋아하는 거 파는 게 아니야. 남이 좋아하는 거 파는 거지."

- 간단하지만 불변의 진리. 이런 대사 하나하나에 공감할만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니까 조용해졌어. 다들 너무 자기 말만 하잖아. 세상이 중학교 교실도 아니고 모두 잘난 척 아는 척 떠들며 살아. 그래서 지구가 인가들 함구하게 하려고 이 역병을 뿌린 거 같다."

- 나도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서 좋아진 점 중에 하나인 것 같다. 그와 더불어 사람들이 감기에 덜 걸린다는 사실도.

 

"'들어주면 풀려요. 아들 말도 들어줘요. 그러면 풀릴 거예요. 조금이라도.' 그제야 선숙은 자신이 한 번도 아들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언제나 아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기만 바랐지, 모범생으로 잘 지내던 아들이 어떤 고민과 곤란함으로 어머니가 깔아놓은 궤도에서 이탈했는지는 듣지 않았다.

- 듣는 게 사실 제일 어렵다. 모든 오해는 잘못된 대화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맞지만, 듣는 게 어려우니 세상에 이렇게 많은 오해들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짧은 내 생각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면서 좋은 점은 이런 소설들을 읽을 수 있어서 인 것 같다. 종이책을 자주 사서 보던 시절에는 이런 유의 소설은 잘 읽지 않았었다.

아니 소설 자체는 거의 구매하지 않았고, 대부분 경제, 경영, 실용서들이었던 것 같다.

특히나 베스트셀러에 있는 책들은 왜인지 모르게 조금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런데 밀리의 서재는 부담 없이 앞부분을 읽어보다 나한테 맞으면 계속해서 읽어나가면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이 소설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보고 시작했던 것 같다.

시작은 가벼웠지만 끝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를 구성해나가고 또 몰입하게 만드는지 작가들의 능력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평소에는 괜찮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무장해제가 되는 새벽과 편의점이라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공간이 주는 편안한 느낌으로 소설을 풀어나가서 더욱 공감이 되고 몰입할 수 있었던 소설이다.

특별한 과거를 가지고 있었던 주인공을 보면서 소설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서울역 노숙자들 개개인의 이야기도 조금 궁금해지기도 했고, 야간 편의점에서 하루의 끝을 마무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도 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생들 개개인의 이야기까지 모든 챕터가 공감 가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를 몰입할 수 있게 쓰는 작가라면, 작가의 다른 작품인 <망원동 브라더스>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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